모든 만남에는 반드시 이별이 있습니다. 만남은 이별을 전제로 합니다. 만남 속에는 이별의 날카로운 얼굴이 있습니다.
만남과 이별은 둘이지만 하나의 몸과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과 사가 둘로 나누어지는 게 아닌 것처럼 만남과 이별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는 만남을 너무 기뻐한 나머지 이별을 깜빡 잊고 살 뿐입니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 수 없다가 때가 되면 느닷없이 나타나는 게 이별의 본성인 줄 우리가 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정작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면 두렵고 고통스러워 눈물을 흘립니다.
만해 한용운 시인도 <님의 침묵>에서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노래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중국의 중운지휘 선사가 이별의 슬픔에 우는 제자 언초에게 읊은 게송입니다. “천년을 함께 있어도 한 번은 이별해야 한다.” 이 말씀을 자주 생각합니다. “천년을 함께 살 수 없지만, 설령 함께 산다고 해도 결국 한 번은 이별해야 한다는데 --- ” 하는 생각을 하면 이별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은 늘 죽음을 통한 이별의 연속입니다. 이별은 우리 삶의 일상이자 본질입니다. 서로 사랑할 때는 영원히 있을 것 같지만 착각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사랑은 오늘 하는 것이지 내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늘 하루 만남에서 영원한 찾고자 합시다. 이제 이별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지니고 하루하루의 삶을 아름답고 기쁘게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하면서 의미 있게 살아갑시다.
천년을 함께 있어도 한 번은 이별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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